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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이후, 백현은 홀 담당에서 경수 전담으로 배치되었다. 그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도련님 전담 메이드는 아예 없는 직책이었으니까. 그리고 그 직책의 메이드 역시 오로지 백현 하나였다. 백현은 경수의 모든 시중을 들었다. 드레스 룸에서 옷을 갈아 입을 때도, 식사를 할 때도, 목욕을 할 때도. 그리고 가끔은 또 다른 시중도.

 

 

흐음.

 

 

침대 아래에 주저 앉은 경수는 침대에 두 팔을 올려 놓고 턱을 괴고 있었다. 그는 침대 위의 무언가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하으읏-, 으으- “

 

 

무거운 커튼을 활짝 열어 놓아 늦은 오후의 주홍빛 햇살이 그대로 쏟아지는 새하얀 침대 위에는 아래가 벗겨진 백현이 바르작대고 있었다. 벌린 다리 사이에는 일반 사이즈보다는 조금 크고 두꺼운 바이브레이터가 윙윙 진동소리를 내며 돌아가고 있었다.

 

 

, 아응, 으이이(주인님)

 

 

입에 공 모양의 재갈을 문 백현의 입에서 침이 질질 흘러 내렸다. 다리를 오므리면 5분씩 추가 할 거에요. 경수가 제 아래에 바이브레이터를 삽입하면서 한 그 말 한 마디가 머리 속에 남아 수치스러운 와중에도 어떻게 해서든 다리 간격을 유지하기 위해 애를 썼다.

 

 

백현씨 여기가 벌름거려. “

 

 

분홍빛 입구는 바이브레이터가 회전할 때마다 수축과 이완을 반복했다. 마치 아이가 채집해 온 곤충을 관찰하듯, 경수는 기구가 꽂힌 애널을 흥미롭게 바라 보았다.

 

 

음란해. “

 

 

경수가 손가락을 뻗어 조금 튀어 나온 바이브레이터를 꾹 눌러 완전히 삽입하자 백현은 또 한번 허리를 곧추 세웠다. 수치심과 동시에 쾌락이 몰려 와 백현이 무릎을 좁혔다. 그러자 경수가 손목에 찬 롤렉스로 시간을 체크한다. 오 분 추가. 그리고 다시 경수는 침대에 턱을 괴고 백현을 관찰했다. 걷어 올린 소매 아래로 핏줄이 불거진 경수의 팔뚝엔 주사 바늘 자국이 가득했다.

 

 

 

 

 

 

아주 가끔. 경수가 외출을 할 때면 백현은 그가 외출복으로 갈아 입는 것을 도왔다. 아니, 도왔다는 말 보다는 백현이 입혀준다는 말이 적당할 것이다. 경수가 씻고 나오면 머리를 말리고, 샤워가운을 벗기고, 옷을 입히는 것까지. 모두 백현의 일이었다. 백현이 제 전담이 된 이후로 경수는 아예 손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미리 골라 놓은 셔츠를 등 뒤에 갖다 대자 그가 두 팔을 소매에 넣는다. 백현은 얼른 그의 어깨에 셔츠를 걸쳐주고 다시 앞으로 돌아가 단추를 채웠다. 가장 위에서부터 하나씩. 단추를 꿸 때마다 새하얀 살결이 셔츠 속에 숨는다. 백현도 몹시 하얀 편이지만 도련님도 만만치 않게 하얀 피부를 지니고 있었다. 아니,

 

 

하얗다기 보다는 창백하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도련님의 피부는 제 것과 달리 핏기가 하나도 없었으니까.

 

 

백현이 떨리는 손으로 마지막 단추를 꿰었을 때였다. 커다란 손이 턱을 쥐고 얼굴을 들어 올렸다. 서늘한 삼백안과 눈이 마주치자 위압감에 백현은 또 다시 숨이 턱 막혔다.

 

 

. “

 

 

한참을 그의 눈을 바라보던 경수가 작게 입술을 달싹였다.

 

 

변백현씨 눈은 참 재미있어. “

 

 

눈이 예쁘다, 크다, 못생겼다 도 아니고 재미있다, . 처음 듣는 눈에 대한 말에 백현의 머리 속에 물음표가 떠올랐다. 경수는 어리둥절해 하는 백현의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추고 물러서서 바지 안으로 셔츠 자락을 밀어 넣었다.

 

 

앞으로는 눈 마주치면 너무 바로 피하지 마요. “

 

……. “

 

 

나 상처 받아. “

 

 

경수는 먼저 드레스룸을 나섰다. 백현의 눈을 들여다 보는 것은 재밌다. 겁 먹은 짐승처럼 바들바들 떠는 눈을 보는 것은 언제나 흥미롭다. 마치 포식자가 된 기분이랄까? 타고난 지배욕과 정복욕이 끌어 올랐다. 또한 그의 공포에 질린 눈은 제 안의 가학심을 끌어 올리기도 했다. 재미있어. 변백현.

 

 

 

 

 

 

 

 

 

맛이 없다.

 

 

스테이크를 몇 조각 입에 밀어 넣고 사이드 디쉬만 깔끔히 비운 경수가 나이프와 포크를 내려 놓고 레드와인이 담긴 와인잔을 쥐었다. 잔을 빙빙 돌려 향을 맡았는데 영 제 취향이 아닌 것 같다. 그래도 입가심으로 한 모금 머금으니 와인도 달지 않고 쌉싸름한 맛이 강한 게 당장에 와인잔을 던져버리고 싶었다.

 

 

오늘 스테이크는 조금 질겼다고 주방장한테 전해 줘. “

 

, 알겠습니다. “

 

와인 선택도 미스였다고. 나 단 거 좋아하는 거 모르나 봐. “

 

…………

 

윤 집사님께 전해. 주방장 한번만 더 이따위로 하면 해고해 버리겠다고. “

 

. 집사님께 보고 드리겠습니다. “

 

 

경수의 곁에 선 백현은 그가 보지도 못할 텐데 허리를 굽혔다. 경수는 제 뒤를 힐긋 돌아보더니 핑거 스냅을 했다. 그러자 냅킨을 들고 있던 백현이 얼른 그의 곁에 다가섰다. 허리를 숙이고 들고 있던 냅킨으로 거의 아무것도 묻은 것이 없는 그의 입가를 톡톡 두드렸다. 백현은 그의 빤한 시선이 제게 꽂히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애써 모른 척, 그의 입술에 집중했다. 하지만 또 다시 제 턱을 잡는 손에 무시무시한 삼백안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경수는 놀라서 동그랗게 뜬 그의 눈을 보고는 픽 웃더니 가볍게 입을 맞췄다.

 

 

, 도련님! “

 

도련님? “

 

 

경수의 기다란 눈매가 날카롭게 벼려진다.

 

 

, 아니그게 아니라. “

 

 

경수는 변명조차 제대로 못하는 백현의 턱을 다시 한번 잡아 당겨 입을 맞추었다. 이번엔 아까보다 깊은 키스였다. 입 안으로 들이치는 혀에서 알싸한 알코올 향이 났다. 경수는 아예 의자를 뒤로 빼고 백현의 허리를 잡아 당겨 제 무릎에 앉혔다.

 

 

너랑 나만 있을 땐 주인님이라고 하라고 했잖아. “

 

죄송합니다. 아직 입에 붙지 않아서. “

 

 

백현이 최대한 죄송한 마음을 담아 사과를 했지만 경수는 이미 호칭 문제 따위에 관심이 없는 듯 했다. 그는 백현의 베스트에 달린 단추를 하나씩 풀어 내렸다.

 

 

 

 

베스트를 벗기고 그 안의 셔츠 단추에도 손을 댔다.

 

 

지금부터 그렇게 부르면 되니까. “

 

 

경수가 순식간에 의자에서 몸을 일으키며 제 허벅지에 앉은 백현을 테이블 위에 앉혔다. 그가 긴 팔로 백현 뒤에 놓인 식기들을 밀어내자 유럽에서 공수해 온 값 비싼 그릇들이 금세 파편으로 변한다.

 

 

, 이제 마음껏 불러 봐. “

 

 

백현을 테이블 위에 눕힌 경수가 그의 귓볼을 잘근잘근 씹으며 속삭였다.

 

 

주인님- 하고 불러 봐. “

 

 

 

 

 

 

 

-

 

 

 

 

경수는 혼자 쓰기에 넉넉하다 못해 차고 넘치는 커다란 욕조에 반쯤 몸을 뉘이고 늘어져 있었다. 뜨거운 물 때문에 욕실은 온통 수증기로 가득했다.

 

 

오늘은 그룹 주치의를 만났다. 어떻게 해서 검사를 피하긴 했는데 하마터면 큰일 날 뻔 했다. 걸리면 감방에 가는 건 둘째 치고 아예 집에서 쫓겨날 지도 모른다. 경수는 교도소에 가는 것보다 그게 더 두려웠다. 이 집에서 버려지는 일. S그룹 일가라는 든든한 배경이 사라지는 게 세상에 두려울 것 없는 그가 가장 무서워 하는 것이었다. 안 그래도 주주들이 마약 사건 때문에 경수를 물고 늘어져 안달인데, 이번에도 걸린다면 아버지는 정말로 그를 후계자 자리에서 밀어낼 지도 몰랐다. 경수 말고도 아버지에겐 숨겨진 카드가 있으니까.

 

 

병원에서 돌아왔을 때부터 심장이 벌렁거리는 것이 멈추지 않는다. 그래서 집에 돌아오자마자 신경 안정제를 먹고, 백현을 시켜 향초도 켜게 하고 몸을 차분하게 하기 위해 음악도 틀어보았지만 별 다른 차도가 없다. 향초를 킨 것처럼 마찬가지로 민간 요법을 기대하고 향이 좋은 입욕제를 풀어 목욕을 하는데 이것도 영 효과가 없다. 여전히 심장은 무서우리 만치 크게 뛴다.

 

 

…… 시발. “

 

 

경수는 혀를 내어 습기를 머금은 아랫입술을 훑었다. 역시 그거 밖에 없는 건가. 멍하니 타일을 올려다 보던 경수는 주먹을 말아 쥐었다 피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그는 물을 뚝뚝 흘리며 욕조가 있는 곳의 반대편 벽면에 붙은 변기 쪽으로 걸어갔다. 물이 들어 있는 변기 뒤쪽 뚜껑을 열고 그는 무언가를 꺼냈다. 그것은 비닐 봉투에 쌓인 주사들이었다. 얼마 전에 운 좋게 이 약을 구할 수 있었다. 경수는 그 중 하나를 꺼내 손에 쥐고는 봉투를 갈무리하여 다시 물 속에 집어 넣었다. 이번엔 단속을 대비해 방 여기저기에 숨겨 놓았다.

 

 

오른 손에 주사를 쥔 경수가 다시 욕조 안으로 들어 와 몸을 뉘었다. 왼쪽 손은 주먹을 쥐었다 놓았다 하며 핏줄이 일어나도록 펌핑을 했다. 어느 정도 핏줄이 불거졌을 때 그는 왼팔에 주사를 놓았다. 꽤 오래 전신욕을 해 몸이 풀어져 있던 터라 약 기운은 빨리 돌았다. 신경 이완제 작용을 하는 약은 심장을 느리게 함과 동시에 말초 신경의 감각을 무뎌지게 했다. 경수는 또 다시 구름 위를 걷는 신선이 된 기분을 느끼며 욕조 등받이에 몸을 늘어뜨렸다. 좋다.

 

 

그런데 어딘가 부족해.

 

 

경수는 팍, 하고 상체를 세워 앉고는 백현을 불렀다.

 

 

변백현!! “

 

 

이제 약을 하고 백현을 안지 않으면 허전했다.

 

 

변백현! 변백현!! 변백현!!!!! “

 

 

경수는 미친 사람처럼 소리쳤다. 시발, 왜 이렇게 안 와!

 

 

변백현!!! “

 

! 부르셨어요. 도련.. 아니 주인님! “

 

 

어디를 청소하고 있었는지, 까만 바지와 베스트에 허연 먼지가 묻은 백현이 욕실 문을 열고 얼굴을 들이 밀었다. 경수는 젖은 머리를 신경질적으로 쓸어 올리고는 손을 까딱였다.

 

 

이리 와봐. “

 

? “

 

시발, 빨리 이리 와보라고. “

 

 

인내심이 바닥을 드러낸 경수의 미간에 주름이 깊게 패였다. , 망했다. 백현은 제 주인의 눈치를 살피며 슬리퍼와 양말을 벗고 욕실 안으로 들어섰다. 욕실 공기는 따뜻하다 못해 뜨거웠지만 발바닥에 닿는 욕실 타일은 축축하고 뜨거웠다.

 

 

빨리! “

 

! “

 

 

경수의 사자후에 백현은 후다닥 달려가 욕조 옆에 섰다. 아니, 서려고 했다. 백현이 다가 온 순간 경수가 팔을 뻗어 그를 넓디 넓은 욕조 안으로 끌어 당겼다. 순식간에 온 몸이 홀딱 젖어버린 백현이 정신을 차릴 새도 없이 경수는 그의 허리를 잡아 당겨 제 허벅지에 앉히고 도톰한 입술에 제 입술을 부딪혔다.

 

 

맞물린 입술 사이로 붉은 살덩이와 타액이 오갔다. 오래 욕조 안에 있던 탓에 체온이 오른 경수에게서 넘어온 혀는 마치 용암처럼 뜨거웠다. 백현은 경수와 맞댄 그의 뺨도 점점 붉어짐을 느꼈다. 입 안을 헤집고 다니는 혀에 숨이 막힌 백현이 몸을 조금 뒤로 빼자 물에 젖어 미끄러운 바지 때문에 하마터면 뒤로 넘어갈 뻔 했다. 다행히 그 전에 경수가 허리를 세게 받쳐 물에 빠지는 것을 면했지만. 경수의 손이 베스트를 벗기고 손바닥으로 젖은 셔츠 위로 가슴팍을 더듬었다. 손바닥으로 가슴 전체를 누르기도 하고 흉점을 꼬집든 비틀기도 했다. 건드리면 건드릴수록 투명해진 셔츠 아래의 분홍빛 유두가 그 존재감을 드러냈다.

 

 

주인님.. “

 

 

긴 키스가 끝나고 젖은 옷이 갑갑하다고 말하려던 백현은 제 목젖을 씹어 삼키기라도 할 듯 목덜미를 베어 무는 경수 때문에 목을 움츠렸다. 경수는 저를 밀어내려는 백현의 손을 잡아 내리고는 끈덕지게 목을 핥았다. 이를 세워 얇은 살결을 잘근잘근 씹기도 했다. 허리를 받치던 커다란 손은 등줄기를 쓸어 내리고 작은 엉덩이를 움켜 쥐었다. 젖어서 달라 붙은 옷감 때문에 작지만 탱글한 촉감이 더 잘 느껴졌다. 경수가 그의 엉덩이를 쥐고 제 쪽으로 끌어 당겼다. 백현은 벌어진 다리 사이에서 단단해진 경수의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변백현. “

 

……. “

 

 

경수는 타액으로 번들거리는 백현의 입술을 톡톡 두드렸다.

 

 

부끄러워? “

 

 

백현은 이번에도 대답하지 않았지만 경수는 눈을 밑으로 내리 까는 행동으로 그의 대답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근데 넌 항상 부끄러워하면서 피한 적은 없는 거 같아. “

 

“ ! “

 

첫날 빼고는. “

 

 

경수는 놀란 토끼 같은 얼굴을 한 백현을 보고 피식 웃었다. 그리고 곧 백현의 바지버클을 풀고 젖은 속옷 안으로 손을 밀어 넣었다. 손 안에 다 들어오는 것을 꽉 쥐고 흔드니 밭은 숨이 흩어져 나왔다. 경수는 다른 손으로 그의 셔츠 단추를 풀며 몸을 돌렸다. 욕조 바깥에 백현을 앉힌 경수가 셔츠를 벌리고 그의 흉점을 이로 물었다.

 

 

, 하응, 아파, 아파요. “

 

아파요, 주인님. “

 

, 아파요. 주인, , . “

 

 

주인님 소리에 경수는 이를 세워 잘근잘근 씹던 것을 관두고 혀로 핥기 시작했다. 이미 붉게 부풀어 오른 유두는 작은 자극에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아이스크림을 핥듯, 유려하게 움직이는 혀에 백현은 명치 깊숙한 곳이 간지러워졌다. 발가락이 저절로 안으로 말렸다.

 

 

백현의 유두 양 쪽이 모두 부풀어 오를 때까지 괴롭히던 경수는 그의 젖은 바지와 속옷을 벗겼다. 3일 전에 한 섹스의 상흔이 아직도 백현의 허벅지에 울긋불긋하게 남아 있었다. 경수는 제가 이를 세워 낸 흔적들을 쓸었다. 그것이 꼭 제 것이라는 표식 같아 가슴 한 구석에 만족감이 스멀스멀 차오른다.

 

 

하지만 지금 경수는 애무를 공들여 하고 싶지 않았다. 경수의 것은 이미 성이 날 대로 나서 빳빳하게 서 있었다. 경수는 가장 가까이에 있는 오일을 쭉 짜내 손에 듬뿍 발라 삽입하고 길을 넓혔다. 변백현을 위한 최소한의 배려였다. 아직도 삽입이 영 익숙지 않은 백현은 애꿎은 타일 바닥만 손바닥으로 긁어댔다.

 

 

몇 번의 추삽질로 대충 구멍을 넓힌 경수는 손가락을 빼내고 대신 그것보다 비대하게 큰 자신의 것을 밀어 넣었다.

 

 

아으응- 주인니임- “

 

 

백현이 제 양 얼굴 옆을 짚은 경수의 팔뚝을 잡았다. 귀한 몸에 손자국이 날 테지만 두 사람 다 그것을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힘 빼, , , . “

 

 

경수는 좁은 곳에 제 것을 힘겹게 밀어 넣었다. 잦게는 하루에 2, 드물게는 3일에 한 번 일을 치르는 것치고는 백현의 애널은 여전히 삽입할 때마다 처녀의 그것처럼 페니스를 꽉꽉 조여와 경수를 만족시켰다. 잠시 아랫입술을 깨물며 거친 숨을 내쉬던 경수는 백현의 무릎 뒤를 잡고 천천히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왕복 운동을 시작하니 구멍 주위에 묻혀 둔 오일이 윤활제가 되어 움직임이 원활해진다. 시발, 죽인다. 경수는 페니스를 감싸는 쫀득한 감촉을 음미하듯 눈을 감고 피스톤질을 했다. 손끝과 발끝에서부터 올라온 약기운이 척추를 타고 아랫배로 내려간다. 시발 죽겠다. 더할 나위 없는 쾌감에 경수는 추삽질에 더욱 박차를 가하며 눈을 떴다.

 

 

, 으읏,

 

 

시야에 온 몸에 열이 올라 하얀 살결이 붉게 달아오른 변백현이 들어왔다. 백현은 아까 무심코 낸 소리가 욕실에 울려 퍼져 매우 민망해 진 이후로 입을 가리고 소리를 참고 있었다. 경수는 고집스레 제 입을 막은 그의 손을 떼내고는 명령했다.

 

 

소리, . “

 

흐읏, , 흐응- “

 

 

이제 백현은 이를 악물고는 신음을 참았다. 경수는 그 모양새가 못마땅했는지 손가락을 그의 입 속에 밀어 넣었다. 꽉 다문 입술은 경수의 손이 다가오자 쉬이 열렸다. 경수의 기다란 손가락이 무자비하게 그의 입 안을 헤집었다. 침입자가 침범해 오는 바람에 자리를 잃은 혀는 하릴없이 손가락 주위를 배회했다.

 

 

네 윗입, 아랫입 다, , 내가 막고 있는데, 기분이 어때? ? “

 

 

경수는 백현의 귓가와 목에 입을 맞추며 음탕한 말을 쏟아냈다. 그것을 듣는 백현의 얼굴이 터져 나갈 듯 붉어졌다. 하지만 수치심을 동반한 쾌감에 아랫배가 간지러워진다. 내가 왜 이러지. 저런 말을 듣고 식는 게 아니라.. 오히려, 오히려.

 

 

, 네가 얼마나 음탕한 지, . “

 

 

달아오르잖아.

 

 

경수는 백현을 일으켜 세우고는 세면대 앞으로 다가갔다. 백현이 세면대를 짚게 하고는 그 뒤에서 삽입했다. 경수는 백현의 골반을 잡고 흔들면서 한 손으로는 그의 턱을 쥐고 거울을 보게 했다. 그 바람에 백현은 보고야 말았다. 붉어진 눈가, 발그레한 뺨, 타액으로 번들거리는 벌어진 입술, 연신 흔들리는 몸. 음탕하기 짝이 없는 자신을. 백현은 한 없이 부끄러움과 동시에 또 다시 쾌락이 몰려와 앞섬이 단단히 섰다. 그것을 알아채고 경수는 손을 뻗어 백현의 것을 쥐고 흔들기 시작했다.

 

 

아앙, , , 흐으읏- 주인니임- “

 

 

경수의 손에 파정하면서 백현은 자발적으로 주인을 불렀다. 경수는 백현의 행동에 자극을 받아 허릿짓에 박차를 가했다. 수 없이 드나들어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백현의 스팟을 찔렀다. 예민한 부분을 찌를 때마다 쾌감에 움찔대는 구멍이 경수의 것을 조였다 놓기를 반복한다. , 시발-. 경수가 낮은 목소리로 욕지기를 내뱉은 경수가 그의 안에 사정했다. 방금 사정한 백현의 선단에서도 정액이 찔끔 새어 나왔다. 경수가 페니스를 빼내자 미쳐 수축하지 못한 구멍 사이로 정액이 삐져 나와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렸다. 세면대를 내려다 보며 백현은 생각한다.

 

 

큰일났다. 그가 주는 수치심과 부끄러움, 그리고 열기에 익숙해지고 있다.